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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카카오 코인이면 도둑상장 할 만하네

    • 이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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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11 17:54
▲(사진출처=프리픽)

【한국블록체인뉴스】 블록체인 업계에 도둑 상장(납치 상장) 논란이 또 벌어졌다.

가상자산 거래소인 지닥(GDAC)이 카카오 블록체인 클레이튼을 운영하는 그라운드X의 일명 카카오 코인 ‘클레이(KLAY)’를 협의 없이 상장했다.

지닥은 오는 14일 클레이튼의 클레이를 원화(KRW) 마켓에 거래소 최초로 단독 상장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지닥 회원이 클레이를 원화로 직접 사고팔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러자 그라운드X가 발끈했다. “이번 상장은 서로 논의되지 않은 도둑 상장이다. 거래소 측의 일방적인 결정이며 상장을 강행하면 파트너십 해지까지 검토하겠다”고 불쾌해했다.

반면, 지닥은 “그라운드X와 상장에 관한 협의를 한 적은 없지만, 거래소는 독립적인 심사기관이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프로젝트 상장에 있어 프로젝트 자체의 허락을 구하거나 협의를 진행해야만 상장을 하는 구조가 아니며 그래서도 안 된다”고 문제없다는 태도다.

▲(사진제공=지닥)

◇계속되는 도둑상장 논란

도둑 상장은 가상자산 거래소 출범 이후부터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다. 도둑 상장이란 거래소에서 프로젝트의 가상자산을 사전 동의 없이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3월 온비트(ONBTC)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싱가포르 블록체인 월렛 기업 비트킵의 BKB 토큰을 사전 동의 없이 상장했다.

당시 비트킵은 “우리는 상장에 관한 공식 파트너 관계를 맺은 적 없다”며 “사적으로 BKB를 상장해 트레이딩 페어에 추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 생태계에서 서로 돕기를 원하지 속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오아시스가 블록체인 기반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기업 블록 크라우드의 BLOC을 도둑 상장했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 프로젝트 관계자는 한국블록체인뉴스와의 통화에서 “2019년 5월 본사에서도 모르는 상황에서 한 거래소에 상장된 적이 있다. 사전 동의도 없었다”며 “우리가 따지자 바로 상장폐지하고 전화를 차단했다. 굉장히 불쾌했던 경험이었다”고 했다.

◇거래소 vs 프로젝트, 엇갈리는 해석

가상자산 거래소 측은 블록체인이 가지는 본질적인 오픈소스와 퍼블릭 블록체인 기능을 주장한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자신의 SNS에 “오픈 소스, 오픈 에셋이라는 개념을 블록체인 업계가 망각한 지 오래인 것 같다. 납치 상장이라는 단어를 처음 듣는 순간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프로젝트팀과 연락해 상장하는 게 뭘 의미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 비트코인을 상장한 거래소는 전부 사토시 나카모토와 연락해 상장한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적인 문제는 없다.

K 변호사는 한국블록체인뉴스에 “상장하는 데 있어 가상자산 발행 프로젝트에 허락을 받거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제한은 없다”며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상장일뿐 기술적 조치를 한 행위는 불법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 계약 내용을 위반한 게 아니라면 거래소가 가상자산을 상장하는 행위에 대해 하라, 하지 말라고 할 근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출처=지닥 공식홈페이지)

프로젝트의 의견은 다르다.

프로젝트의 한 관계자는 “법적, 기술적인 문제는 없으나 거래소가 프로젝트와 계약하는 게 정상적인 절차”라며 “사전 계약이나 상호 동의 없이 상장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가상자산 거래소는 프로젝트에서 상장피를 받고 상장을 진행해왔다. 명목상 상장 심사를 하면서 프로젝트와 합의를 이뤘다.

지닥 거래소도 마찬가지다.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상장 절차를 보면 ‘신규 암호화폐 상장은 거래소 자체적인 내부 심사와 프로젝트의 상장 신청으로 진행되고 있다. 내부 심사는 지닥 상장 심사팀이 프로젝트에 직접 연락해 상장 세부 사항을 조율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지닥은 클레이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사전협의 없이 ‘단독’이라는 단어를 넣어 상장을 진행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지닥을 비롯해 거래소의 논리대로라면 모두 탈중앙화 거래소로서 책임·권한 없이 가상자산을 트레이드하는 곳이어야 한다”며 “책임은 지고 싶지 않고 선별적으로 상장피를 받는 등 이득만 누리려 한다면 블록체인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한수 기자 onepoint@h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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