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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암호화폐, 양도소득으로 과세해야”

    • 이한수 기자
    • |
    • 입력 2020-02-01 13:57
▲왼쪽부터 김경하 한양사이버대학교 재무·회계·세무학과 교수, 김용민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 교수, 문성훈 한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김병일 강남대학교 경제세무학과 교수,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 장재형 법무법인 율촌 세제팀장, 전영준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사진=이한수 기자)

【한국블록체인뉴스】 암호화폐의 성격상 기타소득보다 양도소득으로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31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 타워 39층에서 열린 한국조세정책학회의 ‘제13차 조세정책 세미나’에 참석한 학회·법률·학계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과세와 관련, 이같이 말했다.

현재 논의되는 암호화폐에 대한 과세 방안은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방안(일시적·우발적으로 발생한 소득으로 분류해 과세) ▲거래세 과세 방안(암호화폐 거래 시마다 간접세 형태인 거래세를 과세)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자산의 양도에 따라 실현된 소득에 과세) 등 3가지다.

정부는 암호화폐로 벌어들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간주하고 20%의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소득 vs 양도소득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보고 양도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했다.

발제를 맡은 김병일 강남대학교 경제세무학과 교수는 “암호화폐가 대부분 거래소를 통해 지속해서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일시적·우발적으로 발생한 소득이라고 보기에도 다소 무리가 있다”며 “암호화폐 거래차익을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기보다는 다른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암호화폐는 매도, 교환, 재화·서비스의 구매 등이 양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국제회계기준(IFRS) 해석위원회도 암호화폐를 무형자산으로 본 만큼 양도소득세 부과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하 한양사이버대학교 재무·회계·세무학과 교수는 “기타소득은 소득세법상 일시적이고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성격의 소득이고 양도소득은 자본적 자산의 가치상승에 따라 얻는 실현된 자본이득”이라며 “암호화폐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투자를 한 결과 실현된 소득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기타소득보다는 양도소득의 성격에 더 가깝다”고 밝혔다.

또 “기타소득은 수입금액이 일정률을 필요경비로 차감해 과세표준을 계산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암호화폐 거래로 투자손실이 발생하면 이를 반영할 여지가 없다”며 “양도소득은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의 차액에 대해 과세하는 구조이므로 암호화폐 거래로 인한 소득금액 계산에 있어서 보다 합리적인 계산구조”라고 설명했다.

김용민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 교수는 “통상적인 경제활동에 따라 일어나는 암호화폐 거래이익에 대해 기타소득을 부과하는 것은 조세원리상 맞지 않는 문제가 있다”며 “영국, 독일, 미국 등 주요 외국은 가상화폐 거래로 인한 이익에 대해서 자본이득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매기고 있다”고 했다. “조세이론상으로도 가상화폐의 거래 이익은 양도소득세로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전영준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도 “한국회계기준원이 암호화폐를 재고자산 또는 무형자산으로 분류함으로써 그 자산성을 인정했고 외국에서도 암호화폐의 자산성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암호화폐의 거래차익에 대해 보충적인 기타소득보다는 양도소득으로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행 소득세법상 열거주의에 비춰 소득세법상 거주자의 암호화폐 거래차익에 대해 과세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은 없는 것”이라며 “그래서 과세관청도 거주자의 거래차익에 대해 과세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했다.

전 변호사는 “소득세법 제94조(양도소득의 범위) 혹은 같은 법 시행령에 암호화폐의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을 양도소득으로 열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우선 입법적 보완 필요

양도소득세로 과세를 하더라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가상화폐의 주요한 특징이 익명성인 만큼 과세거래의 포착이 어려울 수 있어 취득가액 등 필요경비의 산정이 쉽지 않다.

두 번째는 우리가 타국과 맺고 있는 대부분의 조세조약에서 부동산을 제외한 국내원천 양도소득에 대해 거주지국 과세원칙이 적용되므로 가상화폐가 양도소득으로 과세하면 거주자에 대해서만 과세하고 대부분의 비거주자는 제외되는 문제가 있다.

김경하 한양사이버대학교 재무·회계·세무학과 교수는 “양도소득 과세대상으로 암호화폐를 추가로 규정하는 등의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법인세법과 동일하게 소득금액을 계산하는 단계에서 취득가액(기준시가) 산정 문제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를 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현행 소득세법과 같은 열거주의 방식으로는 세법이 규정하지 못한 사각지대를 틈타 조세 회피행위의 유인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과 같은 포괄주의 방식으로 소득세법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거래 파악 등 조세 행정상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도소득이든 기타소득이든 조세법률주의의 과세요건 명 확원칙에 따라 과세 대상과 절차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명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암호화폐 소득에 대해 사업자와 비사업자, 거주자와 비거주자에 따라 열거주의와 포괄주의를 달리 규정하고 있는 것은 조세형평과 중립성 그리고 글로벌 조세환경의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암호화폐에 대한 세법규정은 과세차원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세계적 추세와 합의 과정 등을 지켜보면서 점진적인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한수 기자 [email protected]

이한수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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