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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가상자산 규제’ 재산권 침해인가…헌재의 판단은?

    • 이한수 기자
    • |
    • 입력 2020-01-16 18:43
▲(사진=이한수 기자)

【한국블록체인뉴스】 가상자산 거래 실명제의 위헌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헌법재판소는 2017년 정부가 내놓은 ‘가상자산 투기 근절책’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헌법소원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16일 진행했다.

앞서 정부는 2017년 12월 28일 ‘가상자산 투기 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이후 암호화폐 거래에 가상계좌를 활용할 수 없게 됐고 본인 확인을 거친 은행 계좌와 가상화폐 거래소의 같은 은행 계좌 사이에서만 입출금이 가능해졌다. 또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미성년자 계좌 개설과 계약되지 않은 계좌의 출금을 일정 기간 막았다.

청구인 측은 이 지침이 적합성이 떨어지고 공권력으로 인한 국민의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청구인이자 대리인인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가상자산 투기 근절책은 강제로 개인재산의 입출금을 막는 등 대한민국 국민의 자유를 위험에 빠트린 방안”이라며 “이 대책이 정당한 조치라는 피청구인의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가상자산을 암호재산으로 정의한 그는 “재산권 행사 제한은 법률유보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부동산실명제, 금융실명제 등도 이에 따라 제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당시 회의에 참여한 기관들은 근거법령을 제시하지도 않았고 수단의 적합성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심지어 거래실명제는 자금세탁과 아무 관계도 없고 제도 시행 후 2년이 지났지만, 어떠한 사례도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가상계좌 사용으로 인한 위험성과 관련해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설명할 필요도 없이 서로 다른 명의자 사이에서의 입출금은 항상 일어난다”며 “공과금을 낼 때도, 물건을 구매할 때도 가상계좌는 늘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만약 이게 자금세탁 등의 위험성을 증가하는 원인이라면 금융 시스템이 가진 내재적인 한계일 뿐”이라며 “우린 이미 금융실명제를 잘 이행하고 있다. 금융위의 권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위헌 결정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피청구인 측은 공권력이 행사되지 않은 자발적 참여를 통한 대책이었으며 이런 대책이 없으면 가상통화가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반박했다.

피청구인 금융위원회의 대리인 정부법무공단 관계자는 “가상계좌를 통해 제삼자의 입금과 거래자금 출금, 무통장 입금이 가능해진다”며 “이는 차명, 차차명 거래로 이어져 자금세탁과 범죄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고 추적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 “실명 확인이 이뤄져야 차명 거래를 방지하고 문제 발생 시 은행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이를 인지한 금융기관 스스로 실명 확인 서비스를 하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기본권 침해에 대해서는 “가상계좌는 은행과 가상통화 거래 서비스를 하는 기업 간 계약으로 제공하는 것이고 이용자는 기업이 제시한 방법을 이용하는 것일 뿐 은행의 서비스 이용과는 다르다”며 “기본법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명 거래와 입출금 확인 등 금융기관으로서 의무이행이 곤란해질 수 있다면 정부 당국이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은 마땅하다”며 “또 위험성을 감지하고 의무 이행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금융기관에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위헌 결정은 안 된다”고 했다.

헌재는 변론 내용을 토대로 위헌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결정 선고는 따로 기일을 정해 개별 통지된다.

이한수 기자 [email protected]

이한수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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