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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블록체인 게임은 인정하는데…문제는?

    • 이한수 기자
    • |
    • 입력 2019-11-13 13:53
▲(사진출처=인피니티스타 공식홈페이지)

【한국블록체인뉴스】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게임의 등급 거부 판정을 내리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이 암호화폐와 연계돼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위의 판단이 너무 과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사행성을 핑계로 블록체인 게임 자체를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코인 담은 블록체인 게임 퇴출

최근 게임위에서 퇴짜를 맞은 블록체인 게임 ‘인피니티스타’는 2017년 설립된 노드브릭이 개발했다. 던전을 공략해 무기와 방어구를 수집하는 PC용 방치형 액션 게임이다.

한 연구소의 실험체였던 주인공이 장비를 파밍(Farming)하고 캐릭터를 얻어가며 연구소를 탈출하는 내용이다. 게임 유저는 무기와 방어구, 캐릭터를 NFT(non fungible tokens)인 ERC21로 변환해 토큰으로 소유할 수 있다.

블록체인 보안 업체 수호와 블록체인 자문 업체 알케미가 파트너사로 합류했다. 국내 투자그룹 해시드(HASHED)가 지원했다.

게임위는 지난 6일 인피니티스타에 등급 거부 판정을 내렸다. ‘사행성 조장’을 이유로 들었다.

국내 시장에 게임을 내놓기 위해서는 게임위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전체이용가’ ‘12세이용가’ ‘15세이용가’ ‘청소년이용불가’ 등의 등급을 받아야만 한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에서는 사행성이 있는 게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게임위는 인피니티스타 등급거부 판정과 관련, “우연에 의해 게임의 결과가 결정되고 획득한 아이템을 재화로 변환해 네트워크로 전송하는 기능이 있다. 또 게임 이용자의 조작이나 노력이 게임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게임위는 지난해에도 국내 게임사 플레로게임즈의 캐주얼 모바일 게임 ‘유나의 옷장’에 사행 요소가 있다고 보고 재등급 분류로 선정했다. 이 게임은 암호화폐 ‘픽시코인’을 추가한 탓에 결국 시장에서 사라졌다.

▲인피니티스타 게임 진행 장면. (사진제공=인피니티스타)

◇게임산업법·등급분류 기준은

게임위가 판단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사행성이다.

게임산업법은 ▲게임의 결과로 얻은 점수 또는 게임머니 등을 직·간접 유통과정을 통해 현금 또는 다른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으로 제공하는지 여부 ▲기술심의의 대상이 되는 게임물의 1시간당 이용금액이 1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환전이 용이하도록 게임의 결과물 등을 장치를 이용해 보관하거나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전송하는 경우 ▲베팅이나 배당의 내용을 모사한 카드게임이나 화투놀이 등의 게임물이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직접 구매하거나 선물 또는 이체 등이 가능한 경우 등을 사행성이 담긴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등급분류 기준은 ▲게임의 주된 내용이 사실적인 사행행위 모사에 해당하는 경우 ▲유료 재화(유료 결제를 통해 얻은 가상 재화 등 현금과 유사한 가치를 지니는 것)를 이용해 이용자 간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게임 시스템 등이 존재하는 경우 등은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해놨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근거로 “사행성이 문제가 아니라 블록체인 게임 자체를 인정하기 싫은 것”이라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우연에 의해 아이템을 얻는 것은 대다수 모바일 RPG의 전형적인 게임 방식이다. 또 게임 이용자의 조작이나 노력 외에 스킬 강화나 아이템 제작·강화 등 이용자의 결정이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현재 나오는 대부분 게임에 적용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템 토큰화도 막는다면 사실상 모든 블록체인 게임을 금지하는 것”이라며 “게임위의 이러한 결정은 게임 내 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주는 블록체인 게임을 모두 도박으로 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민주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사진=이한수 기자)

◇블록체인 게임 전면 금지 아니다?

블록체인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 내 아이템·캐릭터의 소유권을 이용자가 확보한다는 점이다. 기존 게임은 게임 운영사에 모든 권한이 있다.

블록체인 게임 유저는 게임 서비스가 종료돼도 아이템 소유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구매한 아이템을 다른 게임으로 이동해 즐길 수도 있다. 또 NFT를 통해 재화로 환전, 다른 아이템을 추가금 없이 살 수 있다는 것 등이 최대 장점이다.

업계 반발이 거세지자 이재홍 게임위 위원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게임물에 대한 전면적 금지 선언이 아니다”고 달랬다.

이 위원장은 “이번 결정이 블록체인 산업이 위축하거나 둔화하지 않도록 확대해 해석하지 말라”며 “블록체인 기술이 사행성을 조장하는 행위로 이용될 때만 제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에 획득한 아이템을 토큰화해 네트워크로 전송하는 기능이 있어 게임물의 내용 구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운영방식 또는 기기·장치 등을 통해 사행성을 조장하는 행위에 대한 논의를 거쳐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블록체인의 기술적 특성을 게임에 도입하면 해킹 등에서 안전성과 아이템 거래의 투명성, 데이터의 영구소유 등 장점이 있다”며 “이번 결정은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는 것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앞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건전한 게임이 많이 출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민주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게임위의 결정에 대해 “사실상 블록체인의 ‘ㅂ’자만 들어가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게임위가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을 인정하고 블록체인 게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고 발표한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한수 기자 [email protected]

이한수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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