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검찰의 암호화폐 지갑 주소제, 실효성 의문

    • 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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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5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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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9-04-15 12:38
▲ 사진출처=위키미디어

【한국블록체인뉴스】 검찰이 암호화폐 지갑 주소로 거래소를 식별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하자 업계에서는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투자자 보호와 범죄 예방 등 시장 투명성을 향상할 것이라는 의견과 외국 거래소까지 추적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는 견해가 맞서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도 논란거리 중 하나다. 조사에 나선 검찰이 거래소 주소를 알아낸 이후 지갑 소유자의 정보를 파악할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검찰, 업계에 암호화폐 지갑 주소 시스템 개발 협조 요청

검찰이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 암호화폐 지갑 주소 조회 시스템 개발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말 한국블록체인협회에 ‘가상화폐주소 조회시스템 개발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대검은 “가상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과 테러 자금 조달, 사기, 유사수신 등 가상화폐 관련 범죄 수사를 위해 가상화폐 주소를 조회, 거래소를 식별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수사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협회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협의에 참여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 공문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도 전달됐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범죄 예방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목적이다. 특정 지갑 주소가 어느 거래소 소속인지 알아보기 위한 시스템”이라며 “공문을 보내고 영장을 청구해 자료를 제출받는 번거로운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거래 내역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거래소만 파악한 뒤 추가 정보 요청은 기존 절차를 준수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블록체인협회와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검찰의 요청에 대해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이후 거래소 측에 공식적으로 요청 온 것은 없다”며 “한국블록체인협회 소속 거래소 관계자들끼리 머리를 맞대 시스템 개발 구상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범죄 예방을 위한 협조는 당연히 할 것이며 거래소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 필요성이 있으므로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진출처=픽사베이

◇ 검찰의 조회 어디까지?…개인정보보호·외국 거래소 장애물 넘을 수 있나

검찰의 목적과 의도는 좋다. 암호화폐 사기 방지와 투자자 보호, 범죄 예방 등 순기능이 많다. 암호화폐 시장 제도화의 첫걸음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법과 외국 거래소 추적 등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검찰이 암호화폐의 흐름을 파악하려면 거래소마다 이동하는 경로를 추적해야 한다.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 발생한다. 암호화폐를 외국 거래소로 보내 환전할 때는 국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또 한국블록체인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면 추적은 더욱 어려워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범죄 수익이 외국 거래소에서 자금 세탁되면 시스템 추적이 어려울 것”이라며 “무용지물 시스템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시와 모네로 등 추적이 어려운 암호화폐(다크코인) 등이 조회 시스템의 한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개인정보 문제도 해결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수사에 나선 검찰이 거래소 주소를 알아낸 이후 지갑 소유자의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행동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 수집 과정에서 법률에 위배되는 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 지갑 주소가 거래소 것인지, 고객의 것인지 정의되지 않은 상황이며 블록체인 전산 데이터를 개인정보라고 해석해야 하는지 여러 법률문제가 남아있다.

김수찬 기자 capksc3@hkbnews.com

김수찬 기자 | capksc3@h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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