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온더 대표, 차세대 이더리움 ‘세레니티’를 꿈꾸다 <下>

    • 김수찬 기자
    • |
    • 입력 2019-04-03 15:27
    • |
    • 수정 2019-04-15 12:04
▲ 온더 정순형 대표. (사진=조용기 기자)

- PoW에서 PoS로 넘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더리움2.0을 위해 어떤 것이 해결돼야 할까?

▲작업 증명 방식(PoW)에서 지분 증명 방식(PoS)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이더리움2.0의 전체 개선 요소 중 한 가지일 뿐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이더리움은 ‘샤스퍼’라 불리는 몇 가지 업데이트와 개선 작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샤스퍼는 확장성 해결 방안인 ‘샤딩’과 PoS 채굴방식을 도입하는 ‘캐스퍼’를 합친 단어다.

확장성 해결과 지분증명 도입을 위해서는 합의 계층 체인(비컨 체인)과 실제 데이터를 만드는 체인(샤드 체인)을 분리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실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채굴자들이 데이터를 숨길 수 있다. 이것이 데이터 가용성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더리움 재단은 난수 생성을 가능하게 하는 지연함수(VDF) 관련 기술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PoS 방식에서는 다음 블록을 생성할 권한을 누가 가질지 아무도 모르게 해야 한다. 고난도 난수 생성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이것이 가장 큰 허들이라고 본다.

PoW 방식에서는 채굴자가 데이터를 숨기면 그다음 채굴자가 데이터를 열어버리기 때문에 데이터 가용성 문제를 확률적으로 보장해준다. 이것이 탈중앙화의 본질이다.

난수 생성이 가능한 하드웨어를 만들자는 의견도 나온다. 설계 도면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설계와 장비 제작, 충분한 탈중앙화 망 등 해결해야 될 문제가 많다.

-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탈중앙화와 중앙화의 경계선 사이에 있다. 블록체인의 핵심가치인 탈중앙화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나?

▲ 100% 탈중앙화 되지 않으면 탈중앙화라 말할 수 없다. 블록체인은 도구 아닌가? 탈중앙화도 도구다. 도구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꽃을 심기 위해 모종삽만 있으면 되는데 포클레인을 가지고 올 필요는 없다.

물론 세상 전부가 탈중앙화가 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일부 사람이 블록체인의 용도와 역할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이런 질문과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 지난해 12월 열린 데브콘4(이더리움 밋업) 현장. (사진출처=온더)

▲ 세 가지로 설명해보겠다. ‘F.A.C’다.

F는 Fault tolerance(장애 허용성)를 말한다. 권한이 분산돼 있어 시스템 중 일부가 망해도 전체 시스템은 계속 돌아간다는 이점이 있다. A는 Attack resistance(공격 저항성)다. 탈중앙화돼 있어 네트워크를 공격할 주체나 리더가 없기 때문에 보안이 우수하다. C는 Collusion resistance(담합 저항성)다. 탈중앙화돼 있어 참여자간 담합이 어렵다. 권한과 권력들이 분배돼 있어 부패할 가능성도 작다.

이런 장점들이 굉장히 어울리는 분야는 금융 산업이다. 금융 데이터에 신뢰를 부여하는 형식이라면 우수한 가치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 블록체인 상용화를 위해 많은 프로젝트가 메인넷과 디앱 등 생태계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 생태계 확장을 명분으로 블록체인을 과하게 사용하는 느낌이 있다. 블록체인 자체가 추상적이고 범용적인 기술이므로 해결할 수 있는 분야는 많다. 그렇지만 사회와 경제 분야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도 사회적·제도적 준비가 미비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STO(증권형 토큰 발행)다. 실물 자산을 토큰화한다는 것인데 법적 제도가 아무것도 없다. 담보와 가치 보장 수단, 법적 절차, 안전망,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생태계 확장을 빌미로 사업에 나서면 부작용이 생긴다.

메인넷 개발도 신중했으면 한다.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무리하게 개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독창성이 전혀 없을 때가 있다.

- 가장 관심가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 트루빗 프로토콜이다. 트루빗은 이더리움 스마트 콘트랙트 확장성 솔루션이다. 블록체인의 연산 증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산 처리에 대한 한계와 수수료 문제가 있는데 트루빗은 오프체인을 통한 연산 및 증명 방법을 제안했다. '검증(증명) 게임'으로 이라는 것을 통해 연산에 신뢰성을 부여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오라클(오프체인과 온체인을 연결시키는 것)문제를 해결한다. 온체인과 오프체인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정의한 프로젝트라고 본다.

- 이더리움 밋업에서는 어떤 주제를 다루나?

▲ 현시점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주제를 다룬다. 최근에는 오프체인 연산에 어떻게 신뢰를 부여하는지에 대해 다뤘다.

실제 데이터를 확인하지 않아도 데이터가 적합한지 검증할 수 있는 방식인 ‘영지식 증명’도 다뤘다. 프라이버시 문제나 월렛, UX(사용자 경험) 문제 등 다양한 이슈를 짚고 있다.

- 비탈리크 부테린에게 바라는 것은?

▲ 딱히 없다. 부테린은 이미 많은 이더리움 개선 제안(EIP)을 내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처럼만 해줬으면 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부테린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져야 한다. 탈중앙성 때문이다.

김수찬 기자 | hkbnews2@hkbnews.com

닫기